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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운동기념관은 남영동대공분실이 아니라 더 큰 곳에 제대로 지어야합니다!

작성자
이은정
작성일
2019-07-16 23:08
조회
15
민주화운동기념관은 남영동대공분실이 아니라 더 큰 곳에 제대로 지어야합니다!

지난 3월 1일, 3.1절 백주년 기념식이 열린 날, 광화문광장 근처는 사람들로 꽉 찼습니다. 가족단위로 광화문을 찾은 가족들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촛불혁명 이후 광화문광장은 대한민국 시민들의 정치 일번지, 더 나아가 해방구, 축제의 장소가 되었습니다. 촛불혁명 이후 광화문광장을 지날 때면 촛불혁명의 열기가 아직도 가슴에 느껴지고 깨어있는 시민들의 힘으로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마저 충만해집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역사를 기념하는 민주화운동기념관을 짓는다면 바로 이런 장소에 지어야 합니다.

검은색 벽돌로 지어진 7층 건물, 건물 뒤쪽의 소각장과 남영역을 가리는 가림판, 육중한 철문과 철조망이 쳐진 담장으로 둘러싸인 남영동대공분실은 토지면적 6,391㎡(1,933평), 건물연면적 3036.54㎡(919평)의 작은 공간입니다.
국가기관에 의해 고문이 자행되어 인권이 유린되었던 이 어두운 공간이 영화 ‘1987’이 개봉되면서 힘을 얻은 시민들의 노력으로 경찰로부터 벗어났습니다. 하지만 국유재산인 이곳의 관리권이 행정안전부 산하 공공기관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로 넘어가면서 사업회는 남영동대공분실의 테니스장에 민주화운동기념관을 지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남영동대공분실은 건물 자체뿐 아니라 담장으로 둘러쳐진 전체 경관과 아우라가 인권이 잔인하게 짓밟혔던 국가폭력의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현장입니다.
이 곳에 민주화운동기념관이 들어선다면 그것은 인권의 보루 역할을 해야할 남영동대공분실에 조성될 기념관도 망치고 민주화운동기념관도 망치는 길입니다.

남영동대공분실은 국가폭력이 자행되었던 중앙정보부, 보안사 같은 국가기관 중 유일하게 원형이 보존되어 기념관으로 조성되는 공간입니다. 이러한 기관에서 자행된 국가폭력의 진상 대부분이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으므로 남영동대공분실은 이러한 국가폭력의 진상을 밝혀내고 기억하는 중심지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100년 역사에서 제대로된 과거사 청산으로까지 나아갈 수 있는 중요한 공간입니다.

남영동 부지에 약간의 여유가 있다면 야외전시장, 탐방객을 위한 휴식공간, 문화행사 공간 등으로 조성되어, 이 곳을 방문한 고문피해자나 탐방객들이 대공분실 건물을 둘러보고난 뒤 여유 있는 사색과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촛불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남영동대공분실에 민주화운동기념관을 짓는 것은 도저히 인정할 수 없습니다.

2016~17년 촛불혁명 이후 민주화운동기념관은 이전과는 전혀 의미가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의 모습을 남영동대공분실이라는 작은 공간에 가둔다는 것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적 의미를 축소하고 쪼그라뜨리는 것입니다. 민주화운동기념관은 광장에 울려퍼진 촛불시민들의 함성을 담을 수 있는 훨씬 더 크고 넓은, 시민들의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는 곳에 제대로 지어야 합니다.

남영동대공분실이란 공간을 얻었는데 문재인정부에 어떻게 또 다른 공간을 요구하냐구요?
그게 힘들다면 10년이고, 20년이고 기다려서 제대로된 곳에 민주화운동기념관을 지어야 합니다. 성급히 어떤 일을 처리하면 그 일을 되돌리는 데 더 큰 노력과 비용이 낭비된다는 것을 우리는 전남도청이나 서대문형무소 사례에서 이미 경험하고 있습니다.

천천히 하더라도 제대로 해야 합니다!
100년뒤의 후손들이 "아, 우리 선조들이 정말 잘 만들었구나"라고 칭찬할 수 있는 남영동대공분실 기념관과 민주화운동기념관을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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